[생명] 세번째 수명 연장 물질 발견 생명건강
2014.05.21 11:10 곽노필 Edit
» 알파케토글루타르산(α-KG)을 투여받은 꼬마선충은 2주일 뒤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반면, 이 물질을 투여받지 못한 선충은 몸을 찔러야만 움직였다. 네이처닷컴.
일부 건강기능식품에 들어 있는 화합물이 꼬마선충(C. elegans)의 에너지 생성을 방해하여, 심각한 칼로리 제한 효과를 냄으로써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제의 화합물은 알파케토글루타르산(α-KG: α-ketoglutarate)이다.
과학저널 <네이처> 5월14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는, α-KG를 새로운 수명연장 화합물 목록에 추가한 것으로 평가된다(참고 1).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워싱턴대 맷 캐벌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흥미롭지만, 단기간의 연구인 데다가 선충류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사람들에게 ‘α-KG가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라’고 권장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1) 연구 개요
UCLA의 징 황 교수(화학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꼬마선충의 수명을 연장하는 대사물질을 찾던 중 α-KG에 주목하게 되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 α-KG는 선충의 수명을 약 50% 증가시켰다. 또 α-KG는 선충의 행동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즉, 대조군 선충은 생후 2주가 지나자 느릿느릿해져서, 꼬챙이로 찌르지 않는 한 잘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반해 α-KG를 투여받은 선충은 2주가 지나도 여전히 활발하게 꿈틀거렸다.
α-KG는 TCA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의 구성요소이며, TCA 회로는 세포의 에너지 생성기구의 일부분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α-KG가 ATP 합성효소(ATP synthase)를 저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첨부그림 참조). ATP 합성효소는 세포의 에너지(ATP)를 생성하는 핵심효소이므로, 이것을 저해한다는 것은 에너지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α-KG가 에너지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과 ‘선충의 수명이 연장된 것’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연구진은 에너지 생성 감소가 칼로리제한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추측했다. 왜냐하면 칼로리제한은 선행연구에서 일부 동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두 번째 실험을 통해, “칼로리 제한이 α-KG의 농도를 상승시킨다”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자신들의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2) 칼로리제한의 대항마?
세 번째 실험에서, α-KG를 투여받은 선충에게 칼로리제한은 추가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α-KG가 저칼로리에 의한 수명연장 메커니즘의 핵심부분”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번 연구결과는 ‘고통 없이 칼로리제한의 이익만을 누리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설사 칼로리제한이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할지라도, 칼로리제한에는 극도의 고통이 수반되며,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의 열성파들(only a dedicated few)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전망이 밝아 보인다. 그러나 α-KG의 잠재력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인간과 근연관계에 있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친 연구를 해 봐야 한다. 단지 수명만 늘어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라고 벅 노화연구소(Buck Institute for Research on Aging)의 브라이언 케네디 소장은 논평했다. “신체의 에너지 생성능력이 손상되면, 불편한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다. 에너지 비축량이 고갈되면 근육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것은 운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스위스 연방공대에서 에너지대사를 연구하는 마이클 리스토우 교수는 첨언했다.
후속연구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재현된다면, α-KG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영약(life-lengthening elixirs)의 목록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과학자들은 “젊은 마우스의 혈액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단백질(GDF11)이 수명을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참고 2,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46119). 그리고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 라파마이신(rapamycin: 장기이식 후에 사용되는 면역억제제) 역시 마우스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 밝혀진 불로장액의 영약 후보는 ① 라파마이신 ② GDF11 ③ 알파케토글루타르산 이렇게 세 가지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6352&cont_cd=GT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5-20
원문
http://www.nature.com/news/compound-boosts-lifespan-in-worms-1.15224
※ 참고문헌:
1. Chin, R. M. et al., “The metabolite α-ketoglutarate extends lifespan by inhibiting ATP synthase and TOR”, Nature http://dx.doi.org/10.1038/nature13264 (2014).
2. Villeda, S. A. et al., “Young blood reverses age-related impairments in cognitive function and synaptic plasticity in mice”, Nature Med. http://dx.doi.org/10.1038/nm.3569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