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현생인류-네안데르탈인 5천년동안 공존했다 생명건강

140421-science-neanderthal_74d0d3bef07fcfc7ac8c77d0a0f43c35.nbcnews-ux-520-360.jpg » 네안데르탈인(왼쪽)과 현생인류는 4만5천년전부터 약 5천년동안 공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http://www.nbcnews.com/science/science-news/neanderthals-had-shallow-gene-pool-scientists-say-n86096

 

 유럽의 40개 핵심 지역에서 이루어진 탄소연대측정 결과,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는 유럽에서 수천년 동안 함께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8월20일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00년 동안 지속되어 온 `네안데르탈인의 멸망`과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간`의 관계에 대한 논쟁을 종식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자들은 196건의 유기물 잔해에 대한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이용해 “네안데르탈인은 지금으로부터 4만년전 유럽에서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이들이 밝힌 시기는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이르지만, 현생인류가 유럽에 도착했던 것보다는 여전히 늦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공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의 기간이라면 두 종족 간의 문화교류와 이종교배가 이루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옥스퍼드대의 톰 히그햄 교수(고고학)는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3만~5만년 전에 유럽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고고학자들은 아직도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탄소연대측정의 한계와 맞물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탄소연대측정이란 유기물 잔해에 포함된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14C)의 비율을 근거로 한다. 그런데 3만년을 넘어서면 동위원소의 98%가 사라져 버리고 새로운 탄소 분자가 뼛속에 침투하기 때문에, 유물의 나이가 실제보다 더 젊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 이는 “유럽의 마지막 네안데르탈인과 첫 번째 현생인류에 대한 탄소연대측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쟁의 불씨가 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히그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5만5000년 미만의 역사를 가진 뼈’의 연대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몰두해 왔다(Nature 485, 27?29; 2012). 그들의 아이디어는 이랬다: 먼저, 화학적 전처리(chemical pretreatment)를 통해 뼛속의 콜라겐을 오염시킨 탄소를 제거한다. 그리고는 입자가속기(particle accelerator)를 이용하여 극소량의 탄소 동위원소를 측정한다.
 새로운 방법으로 무장한 연구진은 유럽 전역의 동굴들을 찾아다니며, 선사시대의 역사를 다시 써 왔다. 예컨대, 영국의 남서부(참고 2)와 이탈리아 반도의 뒤꿈치(참고 3)에 현생인류가 처음 도착한 때는 약 4만년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여세를 몰아, 네안데르탈인이 유럽 전역을 점유했던 기간을 측정하는 과제에 도전했다. 네안데르탈인의 존재는 무스테리안 유물(Mousterian artefacts)이라는 석기와 연관된다. 분석 결과, 흑해 연안에서부터 프랑스의 대서양 해안에 이르기까지, 무스테리안 유물과 네안데르탈인의 잔해가 사라진 시기는 약 3만9000~4만1000년 전으로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은 남부 이베리아 반도의 피신처에서 약 2만8000년 전까지 벼텼다”는 기존의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참고 4).
 이탈리아에는 일찍이 4만5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면서 독특한 석기문화(Uluzzian industry)를 발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유럽 남부의 일부 지역에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한 시기를 최장 5400년(정확히 말하면 2600~5400년; 확률 95.4%)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 기간이 훨씬 더 짧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동일한 지역에서 공존했던 것만은 분명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했다는 것은 `네안데르탈인의 일부 유물, 즉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4만여년 전에 나타난 석기문화(Chatelperronian industry)는 현생인류와의 접촉에 의한 것`이라는 논란많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corrected_P5091515.jpg »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옥스퍼드대의 톰 히그햄 교수(고고학).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고개를 가로젓는 전문가들도 있다. 예컨대 지브롤터 박물관의 클리브 핀레이슨 박사는 연구진의 파격적인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핀레이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브롤터 해협의 끝자락에서 2만8000년 전의 탄소화된 유물을 발견하고는 네안데르탈인의 것이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시기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새로 침투한 탄소 제거법’은 온대 지역에서 발견된 뼈에는 적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콜라겐은 추운 지역에서는 잘 보존되지만, 따뜻한 지역에서는 잘 보존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네안데르탈인의 마지막 유물을 발견한) 이베리아 반도 남부가 바로 그런 케이스에 해당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연구진이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핀레이슨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새로 밝혀진 타임라인이 네안데르탈인과 관련된 다른 의문들, 예컨대 네안데르탈인은 왜 멸종했으며, 현생인류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 했는지를 밝히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유럽과 서아시아의 유물에서 복구된 DNA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유럽인과 아시아인의 공통조상)가 5만년 전에 이종교배를 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유럽에서 공존하는 동안 이종교배를 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천 년의 기간이라면 이종교배를 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는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지 않았으며, 우리 몸 속에 아직도 살아 있다’는 말을 좋아한다”고 히그햄 교수는 말했다.
 
출처
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record_no=249784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4-08-22    
 ※ 참고문헌
 1. Higham, T. et al. Nature 512, 306?309 (2014).
 2. Higham, T. et al. Nature 479, 521?524 (2011).
 3. Benazzi, S. et al. Nature 479, 525?528 (2011).
 4. Finlayson, C. et al. Nature 443, 850?853 (2006).
원문
http://www.nature.com/news/neanderthals-bone-technique-redrafts-prehistory-1.1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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