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전 60주년 행사 유감 남북군사력
2013.07.30 18:37 김종대 Edit
정전 60주년 행사가 꽤 성대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해외에서도 많은 손님이 오고 오바마 대통령까지 특별 포고문을 발표할 정도로 올해 행사는 각별한 듯 합니다.
우리의 전쟁 및 정전 기념행사는 유럽과 다른 특징이 발견됩니다.
프랑스는 2차대전을 기념하면서 반드시 "우리의 어떤 잘못이 독일의 침공을 초래했는가?"라는 먼저 질문합니다. 이 물음 때문에 베르사이유 조약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고, 당시 프랑스 지도층의 무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도층은 무능했으나 레지스탕스라는 다른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기에 프랑스인들은 이에 자부심을 갖습니다. 이건 아주 철저한 원칙이자 전통입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전쟁 박물관에는 당시 프랑스의 치부까지 다 소개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전쟁 기념행사는 반드시 이 질문을 생략합니다.
그러하기에 한국전쟁 당시 국민들 몰래 지도층이 한강철교 폭파하고 도주한 것이라든지, 심지어 한국은행의 금괴도 반출하지도 않고 도망치는 바람에 북한군에 국부까지 다 갖다바친 것이라든지, 일부 군사지도자 계급장까지 떼버리고 도주하여 부대가 전멸한 일이라든지, 전쟁 중에도 부정부패로 국민방위군을 대규모로 죽게 만든 일이라든지, 정작 우리가 반성해야 할 잘못은 일체 말하지 않습니다.
전쟁의 발생은 두가지 요인입니다. 북한의 침략의도와 이에 무능했던 지도층, 이 둘중 하나만 생략되어도 한국전쟁을 일어나지도 않았거니와, 일어났더라도 그처럼 비극적이지 않았을 겁니다.
이 두가지를 균형있게 살펴보는 게 바로 전쟁기념입니다. 그런데 우리 용산의 전쟁기념관엔 한가지만 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정전협정 기념행사가 전쟁에서 패주한 폐족들을 영웅시하는 잘못된 행사로 변질되게 한 요인입니다. 이런 전쟁기념행사에는 역사에 대한 철저한 성찰도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나라가 정의의 바탕 위에 서야 한다는 자부심도 결여된 또 하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경이 위대한 역사책인 이유는 이스라엘 민족의 치부를 낱낱히 다 기록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사의 빛과 그림자를 다 보지 못하고 외눈박이로 한 면만 보라고 강요하는 것은 지적 폭력이자 기만입니다. 단죄해야 할 패배한 지도부와 무능한 사령부가 전쟁 이후에도 자기 입맛에 맞게 역사를 쓰고 지금도 그걸 기리는 정전협정 60주년이 씁쓸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누가 그런말을 했죠. '역사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