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속의 보석, 삼광조 태어나다. 윤순영의 시선

 몸보다 긴 꼬리, 푸른 부리와 눈 테가 신비로운 여름철새 가평서 둥지, 새끼 네 마리 성공적으로 키워내

 

요즘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새를 꼽는다면 삼광조가 유력한 후보일 것이다.
자기 몸보다 배 이상 긴 꼬리를 자랑하는 수컷은 특히 압권이다. 부리와 눈의 테가 파란색이라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끼게도 한다.
여름에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번식을 하는 이 새의 영어 이름은 ‘천국의 파리 잡는 새’이다, 공중을 날거나 정지 비행하며 곤충을 잡아먹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온 이름이다. 삼광조란 이름은 일본에서 온 것이어서, 긴꼬리딱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제주도, 거제도 등 남부지방에 많았지만 기후변화 탓인지 이제는 한반도 정역에서 드물지 않게 번식한다.
산란기인 5~7월 동안 암수는 세력권을 정하고 다른 새가 오면 싸워 쫓아낸다.
인공 조림지, 잡목림, 낙엽활엽수림, 관목숲 등에 둥지를 트는데, 둥지는 나무껍질을 많이 쓰고, 적은 양의 새 깃털, 풀, 이삭, 나방의 고치, 이끼류 등을 섞어 거미줄로 붙여 컵 모양으로 만든다.
몸길이는 수컷이 45센티미터, 암컷이 18센티미터이다.
이 사진은 200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서 촬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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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조 암컷

 

6월초 경기도 가평군 현리 인근의 초록빛 숲속에서 한세대를 이어가는 탄생이 시작되었다.

알을낳을 때와 알을 품을 때 방해를 받으면 둥지를 포기하는 예민한  습성 때문에 새끼가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계곡물이 흐르는 아래 쪽에 집을 지어  길을 지나다 바라봐도 나뭇잎 하나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기막힌위장술이다. 다른 새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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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3일된 새끼

 

둥지는 마른풀과 이끼로 컵 모양과 비슷하게 틀었고 마무리는 거미줄로  둥지 바깓을 촘촘히 감아놓았다.

뛰어난 예술가의 솜씨다.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는다.

13일이 지났다.  어미 행동이 이상하다. 몸을 움질 움질하며 알을 품을때와 다르게 계속 움직이며 발아래를 쳐다 보곤한다. 조심하는 모습이다. 부화가 시작되는 것 같다.

왠지 긴장된다.

아직 새끼소리는 들리지않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미세한 새끼 소리가 들린다.

숫컷이 먹이를 물고온다.

3일이 지난 후 4마리의 새끼가 처음으로 빨간빛의 알몸을 둥지밖에 고개를 내밀었다.

어미는 새끼들의 체온을 유지해 주려 수시로 둥지안에 들어가 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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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전달하기

 

수컷이 암컷에게 먹이를 전달한다. 암컷은 이 먹이를 받아 새끼한테 먹인다. 흔하게 관찰되는 모습이 아니다.

먹이를 물고와 호잇, 호잇하고 소리를 내 새끼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어미의 존재를 항상 알린다. 둥지를 다니는 길목이 암수 다르게 정해져있다. 특별한 방해가 없으면 그 길을 주로 이용한다. 15~20분  정도의 간격으로  먹이사냥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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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난지5일째

 

계곡물 소리와 먹이를 달라고 재촉하는 새끼들 의 울움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의 소리로 다가온다.

알몸에 제법 털이나기 시작했다. 눈도 덨다. 어미와 애비는 더욱 분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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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조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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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과 수컷이 먹이를 열심이 나르고있다.

 

하루 하루 무럭 무럭 자라고 있다. 눈에 확연이 보인다. 온도가 떨어지면 자라는 새끼에게 지장을 줄까봐 어미는 둥지로 자주  들어가 품어 주면서 체온을 유지시켜준다.

애비는  먹이 나르기에 바쁘고 관리는 어미 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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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8일째

 

애비는 어미에 비해 경계심이 매우 강하다. 암컷은 모정이 넘쳐나는지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새끼를 보살피고 기르기에만 열중한다.

나비를 주로 선호 식사 습관이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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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10일째

 

둥지밖으로 몸이 반쯤 올라와 있다 파리를 잡아와 먹이를 주고있다. 날아다니는 곤충을 상공에서 잡는것이 삼광조의 사냥 특징이다.멋진 사냥술이다.

내일쯤이면 둥지를 떠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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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10일째

 

오전 10경 까지 만해도 둥지밖으로 나오리라 생각 못했지만 오후3시 5시간 만에  한마리가 갑짜기 외출을 했다.

처음 둥지밖으로 나온 새끼는 예행 연습도 없었다. 참으로 당찬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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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잠자리를 입에문 어미

 

오전과 오후 사이에 자라는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새끼 한마리 외출로 둥지를 떠나는 신호가 시작되었는지 어미는 다른 새끼들도 나오라고 재촉하며 먹이를 줄듯 말듯 달래며 밖으로 끌어내려 애를 쓰고있다.

애비도 나섯다. 어미와  번갈아가며 계속 둥지밖으로 유인한다.

말을듯지 않고 딴청을 부린다.먹이만 달라고 버챈다.

고집을부리며, 어미에 마음을 어린새끼들은 모르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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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10일째

 

어미의 끈질긴 노력으로 둥지위에 올라섯다.  이제 밖으로 날개를 활짝펴 이동하면 된다. 어미는 계속해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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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가 북돋아준 힘으로 용기를 낸 새끼가 힘찬 날개짓을 한다. 둥지 밖은 둥지안에서 볼때 미지의 세계이고 어린 새끼에게는 두려울 수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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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새끼한테 수컷이 먹이를 주고 있다.

 

 처음 나온  새끼는 이미 둥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애비의 먹이를 받아먹으며 자연의 일원으로 생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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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조 새끼

 

둥지밖 세상이  자유롭기도 하지만 어린새끼의 모습은 왠지 낮설고 무섭게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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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20분 거의 3시간 만에 새끼들은 힘든 둥지밖 외출이 다 끝났다.

삼광조가 태어나 둥지 밖으로 나갈때 까지 아무런 위협 요인이  없엇던 것이 다행이다.

태어난 둥지를 떠나는 여정도 힘겹지만 대자연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도 둥지를 떠날 때와 같은 힘겨운 여정일 것이다. 

떠난 자리는 넓다고 했다.   빈둥지가 외롭게 보인다.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http://www.kwildbi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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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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