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세력, 봄녁 들판에 생명 잡는 '죽음의 볍씨' 뿌려 윤순영의 시선

먼 길 떠나는 겨울철새 독극물 먹이로 유인

먹이사슬 따라 동물들 연쇄적으로 떼죽음

 

_DSC_3403.JPG

▲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 수리부엉이 주검.

 

 철새들이 북상 철을 맞아 마을 인근의 농경지로 남아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날아들 때이다. 번식지로 향하기 위해 충분한 먹이 보충이 꼭 필요하다. 이시기를 놓치지 않고 밀렵이 성행한다.


20012년 2월 25일 김포시 대곳면 석정리 평야에서 독극물에 죽은 기러기 20마리와 멧비둘기1마리 멸종위기야생동식물2급 수리부엉이는 독극물로 이미 죽어있는 사체를 먹고 죽어 있었다.

 

 

 _DSC_3371.JPG

▲독극물에 담가두었다 뿌려진 옥수수, 벼와 잡곡들.


밀렵을 위해 독극물로 많이 사용되는 살충제는 아무런 색깔도 냄새도 없지만 맹독성으로 낱알을 살충제를 푼 물에 담가두었다가 뿌린다. 새 몇 마리 잡겠다고 이렇게 벼 한 줌을 뿌렸다간 수 천 마리를 죽일 수 있다.


먹이사슬을 따라 연쇄적으로 동물들이 떼죽음하기 때문이다. 독극물은 먹은 새는 천적이 접근해도 그 자리에서 날아오르지 못하고 또 날았다 해도 50m도 가지 못해 다시 앉는다.

 

_DSC_3406.JPG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밀렵감시단과 구조단이 주검을 처리하고 있다.

 

_DSC_3388.jpg
▲독극물에 무참히 죽은 쇠기러기 주검.  

 

 2월27일 그 곳에서 또 종다리 12마리, 청둥오리 1마리가 추가로 수거되어 총35마리가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독극물이 묻은 잡곡들은 땅에 묻었지만  산발적으로 흩어 뿌려진 낱알을 수거하지 못해 추가 희생 조류가 나온 것이다..

 

  _DSC_3651.JPG

▲종다리 주검.

 

 

_DSC_3654.JPG

▲청둥오리 주검을 맹금류가 먹은 흔적이 보인다.  2차 중독으로 이어져  희생당할 수 있다.



살충제를 먹고 죽어간 새들을 떠올려 본다. 고통을 호소하지도 살려달라는 말도 못 하고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최후의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미처 죽지 않은 새가 가련한 눈빛으로 빤히 쳐다 볼 때 마음이 저려온다. 인간이 뭐기에 이렇게 모질게 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이런 새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시급히 해독해 주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99%는 죽고 만다.

 
밀렵꾼들은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밀렵의 방법은 잔인하고 처참하며, 죽지 않고 살더라도 불구가 되거나 고통스럽게 서서히 죽어가도록 만든다.

 

똑같은 생명이다. 영문도 모르고 죽어가는 동물들도 사람처럼 죽음의 공포와 육체적 고통을 똑같이 느낀다. 자연을 인간 중심으로만 보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제 멋대로 행동하겠다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동물도 태어나는 순간 이 지구상에서 인간과 평등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는 우리의 이웃인 것이다.

 

_DSC_4520.jpg

▲자연에 질서를 지키며  순응는   순수의 동물들. (큰기러기)

 

밀렵에 사용되는 살충제

 
해충을 잡기 위해 만든 살충제는 생물의 신경을 마비시킨다. 문제는 곤충이나 사람 또는 새의 신경계가 본질적으로 같아 사람에게도 독성을 끼친다는 것이다.

살충제에는 유기인계 화합물과 카바메이트계 및 피레스린계 등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유기인계가 독성이 제일 심하다.

 

유기인계 살충력제는 독성이 강하고 적용 범위가 넓어 곤충을 비롯한 여러 해충을 없애는 데 쓰이며 사람과 가축에 대하여서도 독성이 강하다. 

 

_DSC_6471.jpg

▲독극물에 중독된 재두루미의 눈빛.

 

급성 유기인계 중독 증상 및 징후는 노출 뒤 보통 1~2시간 안에 발생한다. 피부를 통한 흡수는 수 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이 살충제에 노출되면
맥박이 약해지고 혈압이 불규칙해지며 콧물과 기관지 분비물이 늘어난다. 기관지가 수축해 호흡이 곤란해진다.

 

 복통, 구토, 설사를 동반하고 눈의 동공이 축소되고 시야가 혼탁해진다.

 중추 신경계가 손상돼 불안, 현기증, 혼수, 경련, 호흡억제가 일어나며 근육이 오그라들고, 근육이 풀리고 마비도 된다. 피부에 열과 땀이 나며 기타 타액 분비가 증가되고 배뇨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을 기준으로 한 증상이지만 새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새들은 말없이 이런 고통을 견디가 죽는다는 사실이다.

 

 (도움말  어중건 내과 의원 원장)

 

_L8055394.jpg

 

TAG

Leave Comments


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