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꼬리수리와 참수리 먹이 쟁탈전, 이것이 자연이다 윤순영의 시선
2017.01.10 10:56 윤순영 Edit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진검승부 '칼바람'
진 자는 깨끗하게 물러나고 이긴 자는 지킨 것으로 만족
» 흰꼬리수리의 사냥감을 뺏으려고 쏜살같이 달려드는 참수리.
경기도 팔당의 겨울은 차다. 푸른 강물 위로 몰아치는 건 차가운 바람만이 아니다. 생존의 몸부림 또한 처절한 칼바람이다. 팔당에서는 겨울을 나는 맹금류의 먹이 쟁탈전이 일상이다. 자연의 본능이 살아 꿈틀거린다.
흰꼬리수리가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챘다. 멀리서 지켜보던 참수리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흰꼬리수리를 목표로 엄청난 속도로 내리꽂는다.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 엄청난 속도로 급강하하는 참수리.
흰꼬리수리와 참수리는 서로 서로 사냥한 먹이를 노린다. 직접 잡는 것보다 쉬워서일까. 먹이 쟁탈전은 참수리가 흰꼬리수리보다 좀 더 적극적이다. 참수리는 그들끼리는 금도를 지켜 먹이 다툼을 하지 않지만 흰꼬리수리는 그들끼리도 쟁탈전이 치열하다. 인간의 눈으로는 선악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지만 자연에는 생명의 질서일 뿐이다.
» 수직으로 날개를 펼치며 속도가 더 빨라진다.
흰꼬리수리와 참수리의 승부는 어떻게 됐을까. 그들이 노리는 건 상대의 생명이 아니다. 먹이만이다. 진 자는 깨끗하게 물러나고 이긴 자는 ‘뒤끝’ 없이 지킨 것으로 만족한다. 순간순간의 절묘한 장면들을 연속으로 포착했다.
■ 참수리 먹이쟁탈 연속동작
» 참수리의 공격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흰꼬리수리.
» 참수리 공격에 뒤로 물러나는 흰꼬리수리.
» 슬쩍 피하는 흰꼬리수리.
» 흰꼬리수리가 왼쪽 발에 물고기를 움켜쥐고 있다.
» 참수리가 흰꼬리수리를 향해 옆 발차기 공격을 하고 있다.
» 발차기에 나동그라지는 흰꼬리수리.
» 내동댕이쳐진 흰꼬리수리는 잡은 사냥감을 발에 꽉 쥐고 놓지 않는다.
» 아예 얼음 위에 벌러덩 누워버린 흰꼬리수리.
» 흰꼬리수리의 누운 자세는 방어수단이다.
» 사냥감 방어에 성공한 흰꼬리수리.
» 참수리의 매서운 공격을 면하고 한숨을 돌리며 자세를 바로잡는 흰꼬리수리.
» 위기상황을 이겨냈다.
» 사냥감 뺏기에 실패한 참수리가 물러난다.
» 뺏지 못한 사냥감을 아쉬움에 힐끗 쳐다보는 참수리
» 참수리가 흰꼬리수리의 사냥감을 포기하자 의기양양하게 참수리 뒤를 따른다.
» 참수리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사냥에 나섰다.
글·사진/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