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 줄기러기 윤순영의 시선

최고 고도는 7290m 까지 올라가

캐나다기러기도 함께 관찰

크기변환_DSC_1820_00001.jpg » 줄기러기의 귀여운 얼굴.

지난 1025, 파주평야에서 보기 드문 줄기러기를 만났다. 2003년 처음으로 목격한 이후 14년 만이다. 줄기러기는 흰색의 머리에 2개의 검은 줄이 나 있는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예상 못 한 환경변화의 영향으로 원래의 서식지나 이동경로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변환_DSC_2610_00001.jpg » 인디언 추장 같은 줄기러기의 모습.

크기변환_DSC_2566_00001.jpg » 줄기러기와 큰기러기.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무리 속에서 태연하게 활동하며 다른 기러기들이 접근을 못 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성격이 일반기러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줄기러기는 쇠기러기와 몸집이 비슷하여 쇠기러기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크기변환_DSC_3078_00001.jpg » 큰기러기, 쇠기러기와 함께 주변을 경계하는 줄기러기.

크기변환_DSC_3752_00001.jpg » 다른 무리들 속에서도 당당한 줄기러기 몸매가 다른 기러기에 비해 부드러운 곡선을 가졌다.

크기변환_DSC_3098_00001.jpg » 경운기가 지나가자 고개를 치켜세운 기러기들.

줄기러기는 러시아 남동부나 중국 서부 등 중앙아시아에서 분포하여 번식하고 인도 북부와 미얀마 북부지역에서 월동하는 새이다. 이동 중에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히말라야 산맥을 거쳐간다.

크기변환_DSC_3431_00001.jpg » 주변에 있는 기러기를 쫓아내며 먹거리 영역을 확보하는 줄기러기.

크기변환_DSC_3634_00001.jpg » 목을 길게 빼 쇠기러기를 위협하는 줄기러기.

산맥의 높이는 6천 미터가 넘는다. 인도기러기는 이 산을 넘어서 이동하는 철새다최고 고도는 7290m 까지 올라간다.

2개월에 걸쳐 이동하는데, 실제로 인도기러기가 히말라야 산맥을 넘을 때는 8시간 만에 주파한다고 한다.너무 고산이어서 바람을 이용할 수도 없다.

날개의 근력만을 이용해서 넘는다. 공기가 희박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새들은 엄청난 에너지와 인내심을 가진 새가 아닐 수 없다. 히말리야를 넘는 큰 여행을 1년에 2번 거뜬히 해치운다.

크기변환_DSC_3104_00001.jpg » 쇠기러기 무리와 행동을 함께하는 줄기러기.

크기변환_DSC_2620_00001.jpg » 다른 기러기에 비해 날씬하고 가늘고 긴 목을 가졌다.

산소가 희박하고 추위도 극심한 고산지대를 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수수께끼였다. 소형 무선 추적 장치 덕분에 그 비밀이 일부 밝혀졌다.

찰스 비솝 영국 방고르대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몽골에서 줄기러기 7마리의 몸속에 소형 추적장치를 이식했다.

 크기변환_DSC_2621_00001.jpg » 줄기러기는 쇠기러기와 짝을 지어 나른다.

새에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1년 뒤 제거된 이 장치는 기러기의 심장 박동수, 가속도, 체온 등을 측정해 이 새가 어떤 고도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생리적인 상황은 어떤지를 기록했다.

 이제까지는 줄기러기가 고원지대를 만나면 고도를 높인 상태에서 산악지대를 통과한 뒤 고도를 낮춘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측정기록은 달랐다. 이 기러기들은 높은 산을 오르내리며 지형을 따라 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기변환_DSC_1797_00001.jpg » 줄기러기와 쇠기러기.

줄기러기는 몸길이 72cm, 몸무게 22.9kg의 철새이다. "인도기러기"라고도 불린다.전체적으로 밝은 청회색이다. 몸 윗면의 깃 가장자리는 흰색이다. 

머리는 흰색이며 뒷머리에 검은 가로 줄무늬가 2개 있고 그 중 한 개는 눈과 연결 돼있다. 앞목과 뒷목은 검은색, 옆목은 흰 선이 길게 세로로 그어져 있다.

크기변환_DSC_3499_00001.jpg » 줄기러기는 쇠기러기 무리 속에 함께 있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앞목은 윗부분이 특히 어둡고 아랫부분은 가슴과 거의 같은 색으로 밝게 보인다. 부리와 다리는 주황색이다. 날 때 첫째날개깃과 둘째날개깃이 검은색으로 보인다.

어린 새는 눈앞에서 부리 기부까지 회색 줄무늬가 있다. 앞이마는 흰색, 정수리에서 뒷목 아래까지 균일한 어두운 회갈색이다. 다리와 부리는 성조보다 색이 엷다.

크기변환_DSC_2380_00001.jpg » 캐나다기러기 뒤로 줄기러기가 보인다.

10월 26일 줄기러기와 캐나다기러기가 함께 있는 것을 관찰하였다.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캐나다기러기는 쇠기러기와 흡사하고 얼굴과 다리색만 다르다.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분간하기가 무척 어렵다.캐나다기러기는 약 70cm 정도의 크기이다.

크기변환_DSC_2418_00001.jpg » 캐나다기러기가 고개를 숙이면 찾기 어렵다.

머리와 목은 검은색이며, 얼굴 눈 뒤에 아래로 향하는 흰색 반점이 있다. 등은 흑갈색이며, 깃 가장자리는 엷은 갈색이다. 아랫배 뒤쪽은 흰색이다.

다리는 검은색이고 개체에 따라 아랫목과 가슴 사이에 흰색이 있는 종과 없는 종이 있다. 머리와 목이 검은색이며, 눈 뒤에 흰색 반점이 있어 다른 기러기류와 구분된다. 북극지방과 캐나다, 미국 북부에 널리 분포해 있다.

크기변환_DSC_2477_00001.jpg » 캐나다기러기의 비상.

크기변환_DSC_2482_00001.jpg » 검은 얼굴에 흰 뺨이 유난히 눈에 띈다.

캐나다기러기의 일화도 많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에 나온 기러기가 이 종류다. 1995년에는 알레스카 엘멘도르프 리차드슨 기지 근처에 살던 2700마리의 캐나다기러기떼가 E-3를 추락시켰다.

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를 일으킨 버드 스트라이크의 주범도 캐나다기러기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겨울철새로서 다른 기러기류와 함께 드물게 도래한다.

글·사진 윤순영 /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TAG

Leave Comments


profile안녕하세요?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입니다. 어린 시절 한강하구와 홍도 평에서 뛰놀며 자연을 벗 삼아 자랐습니다. 보고 느낀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Recent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