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따릉, 아이와 함께 자전거 타는 즐거움 양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20170823_210135.jpg »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의 모습.

 

 

* 생생육아는 필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재로 생생하게 쓰는 육아일기 코너입니다. 

베이비트리(http://babytree.hani.co.kr)에는 기자, 파워블로거 등 다양한 이들의 다채로운 육아기가 연재됩니다.

 

“아~ 심심해~.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하다, 엄마. 우리 밖에 나가면 안 돼?”

 

한없이 늘어져 있고만 싶은 일요일, 딸이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활동적인 딸은 집에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하나 보다.
 
일요일이 되면 항상 내 마음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아이들과 밖에 나가 놀고도 싶고, 집에서 뒹굴뒹굴하고도 싶고. 일주일 내내 종종거리다 주말이 되면 집에서 꼼짝도 않고 누워만 있고 싶다. 그러다가도 찌뿌드드한 몸, 자꾸 퉁퉁 붓는 몸이 신경 쓰이고 아이들과 주말만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지난 20일, 하늘은 흐리고 비는 오락가락했다. 흔쾌히 밖에서 놀자고 할 만한 날씨는 아니었다. 잠깐 비가 그치자 ‘그래도 밖에 나가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뭘 하고 놀지? 뭘 하고 놀아야 나도 아이들도 재밌게 놀 수 있을까?
 
아들과 남편은 개학이 코앞이라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간다고 했다. 딸과 나는 단둘이서 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딸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 나도 근래에 자전거를 자주 타지 못했지만, 초등 시절 자전거를 타고 동네방네 쏘다녔다.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집에 있는 어른 자전거가 고장이 났다. 어떡하지? 그때 떠오른 것이 예전에 어느 기사에서 본 ‘따릉이’였다.
 
지난 2011년 박원순씨가 제35대 서울시 시장이 된 후로 서울시는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서울시는 다양한 공유 사업을 추진했는데, 나눔카, 주차장 공유, 공구대여소, 따릉이 등이 대표적이다. 공유 자전거에 해당하는 따릉이는 우리 동네에도 자주 눈에 띄었다.
 
“민지야, 엄마는 따릉이를 타볼래. 우리 안양천으로 자전거 타러 가자!”
“따릉이가 뭐야?”
“아, 따릉이는 서울시에서 시민들 모두 함께 나눠쓰기 위해 만든 자전거야. 미리 대여 신청을 하고 무인대여 소에 가서 빌리면 돼. 집에 놓고 쓰는 게 아니라, 함께 쓰는 자전거를 놓고 시민들이 돌아가면서 이용하는 거지. 자원도 절약하고 누구나 자전거도 탈 수 있고 좋잖아. 엄마도 이번이 처음이니까 이용해봐야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겠어.” 
“진짜? 좋아~ 신난다~ 얼른 가봐요!”
  
따릉이를 타려면 스마트폰에 따릉이 앱을 깔고 회원 가입을 한다. 회원 가입을 한 뒤 내가 대여하고자 하는 대여소의 자전거를 골라서 1천 원만 결제하면 바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앱을 깔고 자전거를 빌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보니 집에 있던 자전거보다 훨씬 편했다. 안장도 푹신하고 핸들도 손으로 잡기 딱 좋은 위치에 있었다.

20170820_143603.jpg » 자전거 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딸.

 

 
“우와~ 이 자전거 너무 좋다~  달려라, 달려~”
 
딸과 나는 집 근처에 있는 안양천으로 이동했다. 안양천에 곧게 뻗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바람이 불면서 얼마나 신났는지 모른다. 누가 더 빠르게 달리는지 내기도 하고, 함께 큰 소리로 노래 부르며 자전거를 탔다.
 
한참 놀다 보니 자전거를 빌린 지 1시간이 거의 다 되어간다. 따릉이는 1시간 타고 대여소에 반납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초과 이용 요금을 내야 한다. 다만 1시간 안에 대여하고 다시 자전거를 빌리는 것은 가능하다. 24시간 내내 1천 원(1시간 이용) 또는 2천 원(2시간 이용)만 내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대여소에 반납한 뒤 다시 빌려야 한다.
 
“민지야, 반납할 시간이야. 얼른 대여소로 가자!”
“자전거 더 타고 싶은데~ 왜 벌써 가야해?”
“엄마도 더 타고 싶은데 말야. 일단 반납을 한 뒤에 다시 빌릴 수 있더라고.”

도대체 왜 이렇게 1시간, 2시간만에 대여소에 반납을 해야하는걸까? 3시간, 4시간 탈 수 있으면 좋을텐데 왜 이렇게 짧은 시간만 탈 수 있도록 했는지 궁금했다. 아이도 궁금해하는데 잘 모르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담당자는 아주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었고 나의 궁금증은 풀렸다. 고객센터 상담원은 따릉이 이용시간을 제한해 놓은 것에 대해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따릉이의 시설, 배포의 목적이 있습니다. 따릉이는 공공 자전거로서 교통 수단의 징검다리로서 배포한 거거든요. 레저용이나 오락 목적이 아니고요.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역가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1시간이면 충분하겠지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용자분들이 1시간으로는 너무 부족하다고 그러시는거예요. 그래서 올해 5월부터 생긴 것이 2시간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권이 생겼어요.
 한강 강변 자전거 도로 잘 조성돼 있고 자전거 타기 좋잖아요. 그렇지만 강변 근처에는 대여소가 없어요. 그 이유는 이 공공 자전거가 레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따릉이는 지하철 근처 중심으로 많이 있어요. 그리고 따릉이는 레저 목적이 아니라서 장시간 타면 안장통이 올 수도 있습니다.”
 
궁금증을 갖고 고객센터(1599-0120)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용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정책의 목적을 이해하니 그렇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군요. 자전거를 타면서 ‘어린이용 자전거는 왜 없을까’하고 궁금했는데, 교통 수단으로서의 자전거로 배포했으니,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성인 중심으로 자전거를 배포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상담원은 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저희 따릉이는 미성년자도 탈 수는 있는데요. 단 만 15살 이상부터 본인 핸드폰으로 회원 가입해서 탈 수 있습니다. 만 15살 미만은 보험 적용도 안됩니다. 따라서 꼭 15살 이상만 탈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셔야 해요.”
 
아이와 자전거도 신나게 타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유 도시의 개념에 대해 좀 더 실질적으로 알게 돼 기분이 좋았다. 비록 교통 수단이 아닌 레저 목적으로 따릉이를 빌려 타보았지만, 잠시 아이랑 1~2시간 자전거 타며 즐기기엔 따릉이처럼 좋은 인프라가 없었다.

 

ride.jpg » 따릉이를 타는 모습.
 
그 날 따릉이를 타고 반해서 이번 주말에도 시간이 된다면 따릉이를 빌려 자전거를 타 볼 계획이다. 따릉이에 대해서 나만 만족하는 것 같지는 않다. 서울시가 리서치 전문기관에 의뢰해 서울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2017 공유도시 정책 인지도 조사’를 벌인 결과, 서울시 공유정책 가운데 공공자전거 ‘따릉이’에 대한 만족도가 91.1%로 가장 높았다. 

 

아이와 뭘 하고 놀지 고민이 된다면,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보는 건 어떨까?

집에 자전거가 없다고 막막해할 필요도 없다.

이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빌리면 1~2시간은 집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 외에도 민간에서 자전거 공유 서비스도 있다. 라이클과 오바이크가 대표적인데,  라이클은 자전거 대여소가 아니라 자전거 판매점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표방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따릉이로 자전거 타는 경험을 늘리고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자전거를 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바이크는 별도의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앱을 설치하고 앱의 지도에 나오는 자전거 위치를 찾아가 이용하고 이용 끝나면 근처 적당한 장소에 세워두고 반납하면 위치가 기록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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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알듯말듯한 육아에 대해 함께 알아가고 고민합니다. 불안한 육아가 아닌 행복한 육아를 꿈꿉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