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들이쉬고, 10초 내쉴수 있으면 기운이 쌓인다 임경택의 국선도

임경택의 국선도 교실 5/흡지호지와 단전에 축기

 

 초보자가 숨을 5초 들이마시고 5초 내쉬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스스로 호흡이 너무 짧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 시간을 배로 늘려 10초 들이마시고 10초 내쉬며 호흡한다. 이렇게 한 호흡의 길이가 20초가 되면서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일상생활에서 오는 정신적,심리적, 육체적인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게 되고, 특별한 충격이 없는 한 신체의 모든 기능이 복원력을 갖게 된다.
  한 호흡(들숨, 날숨)이 각각 10초씩 20초가 제대로 되면,
  (1) 집중력이 생기고
  (2) 단전에 뭉클뭉클한 기운이 느껴지며
  (3) 흡지호지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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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지호지(吸止呼止)는 숨을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쉬고 멈추는 것이 아니다.  흔히 호흡의 부작용은 이와 같이 억지로 호흡을 멈추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숨을 억지로 참거나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흡지호지를 꺾어서 하는 경우 마음과 신경과 근육에 경직이 풀리지 않고 오히려 가중되는 수가 있다. 기운상으로는 기가 상기되기 쉽고 따라서 악혈, 탁혈이 생기는 수가 많다.
  제대로 된 흡지호지는 포물선처럼 들이마시고 머무르는 듯하고, 내쉬고 머무르는 듯한 것이다. 여기서 지(止)는 그치거나 멈춘다는 뜻이 아니라 머물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숨을 들이마시고 머무르는 듯할 때 마음은 더욱 트이고, 기운의 순환도 활발해지며 증강된다. 또 내쉬고 머무르는 듯할 때 속에서 뭉쿨한 기운은 간직하면서 내쉰다.  몸속에 있는 잔숨까지 내쉬면서 상체에 긴장되어 있는 부분을 이완시키는데 마치 줄을 늦추듯이 풀어 주어야 한다. 이때 몸안에 경직되어 있던 마음과 신경과 근육이 풀어진다. 또 다시 숨을 들이마실 때는 간직한 기운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기운은 점차 모아지고 쌓여서 축기가 된다.
  흡지호지를 2단 호흡이라고 하는데 정신적으로는 집중력이 더욱 높아지고, 심리적으로 긴장된 상태가 눈 녹듯이 자연스럽게 풀어지며, 육체적으로 경직된 근육이 더욱 잘 풀리면서 기력이 더욱 증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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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살아 있다. 흐르면서 움직이니 맑고 푸름을 유지한다. 그리고 살아있음을 알리는 것이 생명의 여울 소리다. 몸 안의 기운도 같은 성질을 지닌다. 몸 안의 기운이 넘치면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몸이 가볍고 싱싱해진다. 그래서 기쁨과 즐거움이 솟아나니 생명의 흥얼거림이나 콧노래가 저절로 나온다.
  단전에 모인 기를 경락을 통해 전신에 운행시키는 것을 운기(運氣)라고 말한다. 운기를 설명하기 전에 동양 의학의 바탕을 이루는 ‘경락’에 대해 먼저 설명해보자. 경락은 기운이 흐르는 통로를 말한다. 자연 속에 큰 강, 작은 강, 샛강, 개울물 등이 대지를 흐르면서 만물이 소생하는 근원이 되는 것처럼, 사람의 몸 안에서도 자연의 물줄기처럼 큰 기운이 도는 길과 작은 기운이 도는 길이 있다. 이와 같은 기운은 온몸을 겹겹이 그물망처럼 싸고도는데, 상하(세로)로 통하는 길은 경이라 하고 좌우(가로)로 통하는 길은 락이라 한다.
  인체에서 혈액은 심장 박동의 압력으로 순환하게 된다. 그 심장과 모세혈관에 혈액이 힘있게 돌게 하는 원천은 바로 ‘기력’이다. 기력이 증강되면 혈관 구석구석까지 혈액을 운반하는 힘을 더욱 강하게 해 준다. 따라서 기혈 순환이 잘 되면 자연히 심장에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때 혈액순환을 돕는 기운이 다니는 길을 경락이라고 한다.
 그러나 피가 도는 혈관과 기운이 도는 경락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서양 의학에서는 경락은 몸을 해부해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정하려 들지 않는데, 한의학에서는 경락의 중요성을 절대적으로 인정한다. 호흡을 어느 정도 수련하게 되면 경락이 느껴지고 더욱 높은 수준에 가면 경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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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기를 제대로 하려면 단전에 축기가 되어야 한다. 축기가 되는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전에 기력이 가득차면 단전을 중심으로 아랫배 속에서 그 기운이 스스로 물이 소용돌이처럼 꿈틀대면서 휘감기거나 용트림하듯이 팽창하려는 성질을 갖게 된다. 이것은 진기의 태동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단계에선 기운이 한곳으로 치받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운을 돌돌 말면서 호흡을 해야 한다. 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는 속에서 뭉클한 기운은 몸 안에 머물게 하고 공(空)과 같은 것은 내쉬어 버린다. 이는 마치 밥하기 위해 쌀을 일 때 쌀알은 남기고 물만 빼는 것을 반복하듯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몸 안에 남아 있는 뭉클한 기운을 바탕으로 다시 기운을 돌돌말곤 한다. 이때 고도의 축기 작용이 일어나는데, 자연히 흡지(마신채 멈추기) 시간이 길어지고, 호지(내쉰채 멈추기)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아진다.
  단전에 모아진 강한 기운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것은 집중력으로만 통제할 수 있다. 이때 강한 열기를 머금은 기운을 가장 큰 대혈인 임독맥을 따라 기운을 돌리며 수련한다.
  이런 단계가 되면 몸 안의 냉기와 허한 기운이 완전히 없어지고 몸 안의 모든 병증은 그 뿌리 자체가 없어진다. 이제까지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느끼면서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이 생긴다.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자신의 주인이 되는 느낌이 든다. 자신감이 절로 넘치는 것이다.

글 임경택 법사(국선도 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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