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세레스의 소금 덩어리 미스테리가 풀렸다 우주항공

ceres1.jpg » 세레스의 지하 저수지에서 표면으로 분출돼 올라온 염수 또는 소금 액체(빨간색). 나사 제공

태양계서 가장 큰 왜소행성 표면의 빛나는 물질

2천만년 전 소행성 충돌 뒤 지하 40km서 분출

물 성분 아직도 남아…최근까지 활동있었던 듯


2018년 소행성 탐사선 돈(Dawn)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왜소행성 세레스의 이상야릇한 사진을 찍어 지구에 전송하고 12년간의 우주 활동을 마쳤다. 세레스는 220년 전 태양계에서 발견한 최초의 왜소행성이자, 지름 950km로 소행성 벨트에서 가장 큰 천체다.

 당시 던이 보낸 사진은 세레스에 있는 커다란 충돌분지 `오카토르 크레이터'(Occator Crater)를 35km 상공까지 근접해 촬영한 것이다. 2200만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92km의 오카토르 분지 한복판에는 흰색으로 반짝이는 곳이 있다. 과학자들은 돈의 관측 데이터를 통해 `세레알리아 파쿨라'(Cerealia Facula)라고 불리는 이것의 정체가 탄산나트륨이라는 걸 알아냈다. 원래 액체 상태였던 것이 무슨 이유에서인가 표면으로 흘러나와 증발한 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소금 덩어리가 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 소금 덩어리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선 확실한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ceres3.jpg » 소행성 탐사선 돈이 2018년에 찍은 세레스. 앞쪽 밝은색 구덩이와 둔덕은 소행성 충돌로 염수가 분출되며 생긴 것이며,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벽은 높이가 3.5km다. 나사 제공

세레스에는 작은 운석들이 무수히 충돌한다. 이 운석들은 세레스 표면에 상처를 내고 잔해를 남긴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표면 색깔이 점차 짙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곳이 아주 밝다는 건 형성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걸 가리킨다. 2015년 세레스 궤도에 도착한 돈의 마지막 2년(2017~2018)간 임무는 그 비밀을 밝히는 것이었다.

과학자들이 돈이 마지막으로 보내온 근접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이 소금 성분들은 땅속에서 분출돼 나온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자들은 소금물이 저장돼 있는 저수지의 깊이는 약 40km, 너비는 수백마일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세레스에선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최근까지 지질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공개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등에 발표된 7편의 분석 논문에 따르면, 세레스에선 900만년 전 얼음화산이 분출하기 시작해 700만년 동안 계속됐다. 지각층의 암석 틈을 뚫고 소금물이 흘러 나와 표면에 쌓이는 퇴적 활동이 일부 지역에선 100만년 전까지 계속됐다. 오카토르 분지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지름 15km 크기의 세레알리아 파쿨라에 널려 있는 소금 복합물 분석을 근거로 한 추정이다. 이곳의 소금 덩어리는 염화나트륨과 물, 염화암모늄이 화학적으로 결합돼 있는 상태다. 세레스 표면의 염분이 탈수되는 데는 수백년이 걸린다. 그런데 사진 분석 결과 아직도 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분지 땅밑에 액체가 존재하고 그곳에서부터 액체가 표면으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과학자들은 해석했다.

Ceres_-_RC3_-_Haulani_Crater_(22381131691)_(cropped).jpg » 2015년 탐사선 돈이 촬영한 세레스. 나사 제공

과학자들은 액체가 표면으로 흘러나오는 두 가지 경로를 발견했다. 대부분은 약 2천만년 전 이 분지를 형성한 소행성 충돌로 발생한 열에 의해 땅속에서 흘러나온 것들이다. 책임연구원 캐롤 레이몬드는 "다른 한 경로는 충돌로 생긴 균열이 땅 깊숙한 곳의 소금물 저수지까지 이어지면서, 이 틈을 통해 열이 식은 뒤에도 계속해서 표면으로 액체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res2.jpg » 네이버 지식백과

2007년 발사된 소행성 탐사선 돈은 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소행성을 탐사한 우주선이다. 먼저 2011년 소행성 베스타 궤도에 도착해 1년여에 걸쳐 탐사 임무를 수행한 뒤, 다음 목적지인 세레스에 2015년 도착해 2018년까지 활동했다.

베스타는 지름 530km, 세레스는 지름 950km로 소행성 벨트에서 가장 큰 두 천체다. 탐사선 돈은 임무는 마쳤지만 앞으로도 수십년간 세레스 궤도를 선회한다. 표면에 유기 물질이 있고, 표면 아래엔 액체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나사의 행성 보호 규칙에 따라 추락시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출처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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