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세계 초고층 건축 붐...4년 연속 신기록 사회경제

sky2-lotte.jpg » 올해 4월 문을 연 롯데월드타워. 높이 555미터로 세계 5위다. CTBUH 제공

 

200m 이상 건물 올해 144개 완공

한 줄로 쌓으면 무궁화위성 턱밑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는 도시들의 고층화 기세가 무섭다. 세계건물건축연합(GABC)에 따르면 5일마다 파리 시내 건물 면적만큼의 건물이 지구촌에 새로 들어서고 있다. 한 해 새로 들어서는 건물 면적을 모두 합치면 일본의 건물 총면적과 비슷하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새로 들어선 세계 초고층건물(높이 200m, 50층 이상)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4년 연속 기록 경신이다. 초고층건물의 지역 분포도 다양해지고, 용도에선 주거용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올 한 해 완공된 세계 초고층건물은 23개국 144개에 이른다.  이는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2016년 127개보다 12.3%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15개는 높이 300미터가 넘는 슈퍼초고층(supertall) 건물이다.  이로써 전세계 초고층빌딩은 1319개로, 슈퍼초고층건물은 126개로 늘어났다. 초고층학회에선 건축물 높이가 300m 이상은 슈퍼초고층, 600m 이상은 메가초고층(Megatall) 건물로 부른다. 올해 완공된 초고층건물을 한 줄로 쌓으면 높이 35.145km에 이른다. 초당 3km의 속도로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한국의 통신위성 무궁화위성(고도 3만5786km)에 근접하는 높이다.

 

gr.jpg » 파란색이 높이 200미터 이상, 녹색은 높이 300미터 이상 슈퍼초고층건물.

 

신축 초고층건물 셋 중 하나는 주거용

경기 회복 따른 투기적 투자· 개발 영향

초고층 보유 도시 69곳…10년새 3배로

 

앤토니 우드(Antony Wood) 초고층학회 사무총장은 "고층 건축은 이제 더 이상 금융 및 기업 센터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전세계적으로 매주 100만명 이상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고층빌딩이 오히려 일반적인 집적화 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초고층건물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신축 초고층건물 수는 2013년의 두 배를 넘어섰다. 2000년과 비교하면 신축 초고층건물(263개)과 슈퍼초고층건물(26개) 수는 각각 5배에 이른다.
특히 사무용 위주에서 주거용으로 건물 기능이 바뀌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올해 완공된 초고층건물의 34%인 49개가 주거용 건물이다. 사무용 건물은 지난해 52%(67개)에서 올해 56개(39%)로 비중이 크게 줄었다. 스티브 와츠(Steve Watts) 초고층학회장은 주거용 초고층건물의 급증은 경제 회복에 힘입은 투기적인 주택 개발과 부동산 투자의 영향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초고층건물이 들어선 지역이 다양해진 점도 올해의 특징이다. 초고층건물 보유 도시가 지난해 54곳에서 올해 69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13개 도시는 처음으로 초고층 건물을 보유하게 된 곳이다. 28개 도시에선 올해 도시내 최고층 건물 기록이 경신됐다. 보고서는 초고층건물 보유 도시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건축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엔 초고층건물 보유 도시가 전세계를 통틀어 20곳에 불과했다. 10년 사이에 숫자가 3배 이상 늘어났다.

 

sky-pingan.jpg » 올해 완공된 건물 중 최고층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핑안파이낸스센터. 높이 599미터로 세계 4위다. 롯데월드타워와 함께 미국의 KPF가 설계했다.

아시아가 압도적…중국이 전체의 절반

한국은 롯데월드타워 등 7개로 세계 3위

북한도 82층 아파트 등 4개로 6위에 올라


대륙별로는 여전히 아시아가 압도적이다. 전체의 76%인 109개가 아시아에 몰려 있다. 초고층 건축 경쟁에선 중동도 빼놓을 수 없다. 중동의 허브를 자처하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3개를 포함해 모두 9개의 초고층건물이 중동의 스카이라인에 합류했다.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들어선 '브리탐 타워'는 아프리카대륙의 두번째 초고층건물이다.
나라별로는 여전히 중국의 초고층화가 가장 활발하다. 신축 초고층건물 144개 중 절반이 넘는 76개가 중국 도시에 들어섰다. 특히 광둥성의 경제 심장부인 선전이 12개로 가장 활발하다. 선전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초고층건물을 갖고 있다. 올해 선전에서는 무려 12개의 초고층건물이 완공됐다. 이 가운데 핑안파이낸스센터는 높이 599미터다. 올해 신축 건물 중 최고층이자, 전세계 초고층 순위 4위의 건물이다.
올해 4월3일 문을 연 한국의 롯데월드타워가 555미터(세계 5위)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에선 올해 7개의 초고층건물이 완공됐다. 중국,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놀라운 건 평양에 4개의 초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는 점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 터키, 말레이시아와 함께 세계 6번째로 많은 숫자다.

 

sky4-nk.jpg » 올해 4월 완공된 북한 여명거리 고층아파트. 높이 270미터에 82층으로 북한 최고층 건물이다. 바로 왼쪽 건물은 70층짜리(240미터) 아파트다.

 

새해에도 기록 경신 예상…최대 160개 전망

 

학회는 초고층화 추세는 새해에도 이어져 5년 연속 신기록 경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학회 예상으로는 새해엔 12~20개의 슈퍼고층 건물을 포함해 130~160개의 초고층건물이 완공될 예정이다. 세계 건축계는 이런 흐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슈퍼고층건물의 경우 2020년 200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2016년 슈퍼고층건물 100개를 넘어선 지 4년만에 다시 두배로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런 예상의 근거로 초고층 건축 경쟁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보고서는 "아시아, 특히 중국이 여전히 세계 초고층빌딩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아프리카, 인도가 추격을 하고 있는데다 20세기 상당 기간 동안 세계의 초고층빌딩을 독점하다시피했던 북미 지역도 다시 초고층 빌딩 건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신축 초고층건물은 올해 10개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건축 신기술로 초고층 건축이 더 수월해지고 세계적인 저금리와 통화 확대 정책으로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여건도 각지에서 마천루 건설을 촉진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nai.jpg » 케냐 나이로비에 들어선 비탐타워. 높이 200m로 아프리카 두번째 초고층 건물이다.

 

인구 도시 집중이 부르는 초고층 글로벌화

엄청난 에너지 소요…환경 기준 엄격해야

 

초고층화를 부추기는 더욱 근본적인 요인은 인구의 도시 집중이다. 유엔 인구국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의 도시화율은 현재 55% 남짓에서 2050년 65%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수로는 40억명에서 60억명으로 20억명 이상이 늘어난다. 2050년까지 늘어나는 세계인구 20억~25억명의 대부분을 도시가 흡수한다는 얘기다. 특히 향후 인구 증가의 90%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될 전망이다.
문제는 덩치 큰 초고층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현재 건물 부문에서 사용된 최종 에너지의 82%(2015년 기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 기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는 역행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초고층 건물에 대해선 훨씬 엄격한 에너지소비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건물건축연합은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파리협정의 기후변화 억제 목표(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상승 억제)를 달성하려면 건물 부문의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인 에너지 집약도를 2030년까지 30%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것은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온실가스도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제로 빌딩’, ‘탄소 제로 빌딩’이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의 보편적인 건축기준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출처
https://www.dezeen.com/2017/12/15/global-skyscraper-construction-reaches-all-time-high-thanks-to-new-supertalls-in-23-countries/
https://www.citylab.com/life/2017/12/the-record-setting-skyscraper-boom-of-2017/548675/?utm_source=nl__link6_122017&silverid=MzEwMTkwMTI4MzYyS0

보고서
http://www.skyscrapercenter.com/year-in-review/2017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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